DNA론 by 논현동 김초딩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 100m 달리기 선수가 갑자기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는 없다. 밥을 항상 빠르게 먹던 사람이 느리게 아주 천천히 밥을 먹을 수는 없다. 캐리커쳐만 그리던 사람이 몇 달이 걸리는 유화를 잘 그려내기란 참 힘든 일이다. 그 반대도 똑같다.
- A급 품질만 만들어내던 사람이 B급, C급 품질을 찍어내는 일을 하기란 참 힘들다. 그 반대도 똑같다. 처음부터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일을 하기 시작하는지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장인정신, craftsmanship, いっ-しょうけんめい(一生懸命)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닌 것 같다.
- 가수하던 사람이 갑자기 이종격투기 선수로 변신할 수는 없다.
빨리빨리 수익 내는 단기 성과 위주의 사업만 하던 사람이 느리고 천천히 길게 보는 사업을 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안타깝지만 이건 사람의 그릇에 비례하는 것 같다. 그 사람의 그릇의 크기에 따라 언제 수익을 내고 손익분기점을 돌파해낼 지 모르는 아주 불확실한 사업을 실행하는데 오랜 세월에 걸쳐 인고의 시간을 견뎌낼 수 있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똑같은 제조법으로 만든 결과물이 아주 다르다. how가 똑같은데 what이 다르다. 문제는 who다. 누가 했느냐가 정말 중요한 듯. (잠시 삼천포로 빠져서, 취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사원들에게 tip. 신입 연수가 끝나고 부서 배치가 되기 전에 알아봐야 할 것이 있다. 분명히 부사수 자리가 공석인 곳 중에 하나로 배치가 될 것인데, 사수로 모시게 될 사람 중에 누가 일을 잘한다고 인정을 받고 있는지 귀동냥으로 반드시 먼저 알아내야 한다. 그러고 일 잘한다고 인정받고 있는 그 사람 밑으로 들어가겠다고 강력하게 어필하시길. - 스스로 일 잘한다고 떠드는 사람은 꼭 피해야 함 ㅎㅎ - 무슨 일(what)을 어떻게(how) 하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매력적인 업무인 것처럼 보이는 팀에 배치되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나도 그랬음- 누구(who)와 일하는지가 너무너무 중요하다. 초년에 배운 업무 마인드가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 가능한한 엘리트라 인정받는 사수 밑에서 함께 일하시길.)
대학교 때 첫 직장이 중요하다고 그렇게 귀에 못이 박히게 얘기해줬던 선배들의 말. 초년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신의 DNA가 만들어지기 시작된 거고 이를 바꾸기란 너무너무 힘들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