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 2/10, 츠타야 견학 기록
사업일지 2019. 2. 10. 01:33 |본 츠타야 견학 기록은 마스다 무네아키(Culture Convenience Club 창업주. 츠타야 브랜드 소유사)의 저서 1)츠타야 그 수수께끼, 2)지적자본론, 3)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를 출국 전에 먼저 읽어보고 i)츠타야서점 다이칸야마, ii)츠타야가전 후타코타마가와를 수차례 방문하면서 정리한 내용
1. 츠타야 서점 다이칸야마, 일명 T-Site
- 입지: 시부야(우리로 치면 청담동과 비슷)과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 고급 상점과 분위기 좋은 카페가 즐비한 곳. 고급 주택가들도 주변에 혼재.
- 총 3개 건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 3개층까지 있음. 각 건물의 2층까지만 고객들을 위한 공간으로 되어 있음. 그 비싼 다이칸야마(우리로 치면 청담동 같은 동네임. 명품 브랜드샵과 아주아주 예쁜 카페들이 대로변과 골목골목에 즐비해있음) 땅에 3층까지만 건물을 올렸다는 것, 그리고 지하 땅도 안파고 전체 부지의 반이 야외 주차장이며, 건물도 일부러 통으로 하나로 짓지 않고 3개 건물로 쪼개놨다는 것에서 마스다상의 어마어마한 용기와 결단력이 너무너무 대단해보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고층 빌딩 특유의 위화감을 주지 않기 위해, 집에 온듯한 편안한 느낌을 주게 하기 위해 그랬던 것 같은데, 이 역시 효율이 아닌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 도쿄 도시개발법을 전혀 모르지만, 건폐율 제한에 훨씬 못미치는 비율로 건물지은듯한데 그 아까운 비싼 땅을 과감하게 마음을 비우고 개발했다는게 아직도 충격으로 남아있음.
- 츠타야 연매출 추이. 2010년 우리돈 1.7조원을 찍고 2018년 2.76조원을 기록. 영업이익률은 5% 남짓을 보이며 다소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나 꾸준히 연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음. 더구나 6년전 상장을 의도적으로 폐지시켰다고 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매출을 계속적으로 꾸준히 성장을 보이고 있음.
- 츠타야 다이칸야마 뿐만 아니라 직영점으로 보이는 곳에는 스타벅스가 모두 입점해있음. 알아보니 2003년 시부야점을 시작으로 스타벅스를 무조건적으로 입점시키고 있다고 함(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 시부야역 앞 횡단보도를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바로 그 스타벅스임). 약간 환상이 깨지는 순간이었는데, 장사에 장사 있나. 결과적으로 잘되고 있으면 된 거 아닌가. 스타벅스 힘을 빌려서 젊은 층의 유입을 어마무시하게 이끌어내고 있음(역시 스타벅스의 힘은 세계 어디서든 절대 반지구나)
- 원래 올드한 이미지였는데 츠타야라는 이름에 '서점'을 붙이면서 변화를 모색하게 됨. 2000년대 초중반을 거치며 전세계적으로 분야를 막론하고 '렌탈'을 주업으로 하는 모든 곳들이 쓰러져가고 있는 이 찰나에(츠타야의 초기 사업 모델이 비디오, DVD 렌탈 사업) 신의 한수를 찍은 거라고 봄. 넷플릭스가 블록버스터를 어떻게 죽였는지를 찾아보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듯. '렌탈'을 버리고, 올드한 이미지에서 어떻게 쿨한 이미지로 변신하여 생존과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에 필사적인 고민을 한 흔적이 역력히 보임.
- 매장 곳곳에 앉아서 쉬면서 책을 볼 수 있는 곳이 배치되어 있음. 특히 창가에. 공짜로 책을 보러 오는 사람도 많은데, 책을 사러 오는 사람도 많음. 계산대에서 책 사는 사람이 항상 있었음. '나는 스벅에서 커피 마시는 우아한 사람이다'를 츠타야 버전으로 바꿔서 '나는 츠타야에서 책 사서 읽는 우아하고 교양있는 사람이다' 공식을 사람들에게 인셉션시키고자 이렇게 수천억을 투입한 것으로 보임. 츠타야 다이칸야마가 2011년 개장하여 이제 9년차 남짓 지난 이 시점에도 이 공식을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주입시키고 있음.
- 모든 서적 섹션마다 나름의 조합을 이루고 있음. 예를 들면, 요리 서적 코너에는, '일본 가정식 요리'를 슬로건으로 써붙이고 그와 관련된 서적을 메인으로 간단한 요리기구 + 간장 + 소스 종지 + 니혼슈 + 술잔 + 와인 + 위스키 등을 큐레이션해놨는데, 그냥 단순하게 모아놓은게 아니라 아주 밀접하게 컨셉이 일치하는 것들로만 상품을 기획해놓음. 이게 겉보기에는 단순히 조합을 해놓은 것처럼 보이는데, 절대 쉽지가 않은 감성적인 기획임. 그것도 코너가 한 개면 모르겠는데 매장 내에 수십개에 달하는 섹션의 조합을 기획해놓았는데, 이렇게 기획을 할 수 있는 인력과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것부터가 창업자의 실력이 레전드급으로 보임.
2. 참고해야할 인사이트
- 창업주에 따르면 이런 기획은 요즘 같은 온라인+오프라인 비즈니스에서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인데, 그 기획을 감에 의존해서는 백프로 망하는 길이고 항상 이기는 기획을 하려면 고객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를 통해 성공확률을 증명해낸 기획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함. 정리하면, 1)고객데이터 축적, 2)이를 기반으로 기획, 3)고객에게 최고의 감성적 경험을 선사, 4)그 감성적 충성도를 기반으로 온라인을 통해 진정한 매출 극대화
- 나름의 츠타야 서점이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는 '즐거운 인생, 이렇게 살아보는 거 어때요?'라고 계속해서 제안을 던지는 듯 했다. 1층에는 스타벅스도 있고, 각 서적 섹션마다 나름의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하며, 2층에는 심지어 anjin이라고 하는 바bar도 있다. 이렇게 살면 멋지지 아니한가? 라고 계속해서 말을 거는 듯했다.
- 츠타야를 돌아보며(특히 츠타야 가전 후타코타마가와점), 사업 분야를 누가 분류해놨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음. 식료품업, 주류업, 가구업, 가전업 등등 이런 업종을 누가 만들었을까? 분명히 그 옛날 공무원 아니면 우리 공급업자들이다. 아니면 둘이 합작이었던가. 이게 과연 고객을 위한 분류였을까. 그렇지는 않을 거다. 가령, 주부의 입장에서 보면 주부는 음료수도 필요하고, 가구도 사야 되고, 청소기도 사야 되고, 간장도 필요하고, 가끔 와인도 한 잔 해야 할거다. 근데 이 모든 거를 구입하는 장소가 제각각 다른 곳에 있다. 주부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만들어놓은 업종에 따라 한 곳에서 한 종류씩 사야된다는거다. 과연 주부가 이런 업종 분류에 관심이 있을까. 물론 공급자 입장에서 본다면 업종 별로 공간을 갖추는게 효율의 측면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주부 입장에서 주부가 필요한 모든 것을 한 공간에 모아놓고 물질적인 만족 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만족도 줄 수 있다면 우리 모두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3. 앞으로의 방향: 더 이상 물질적인 만족만을 주는 시대는 지났다.
* 고객 데이터 축적 -> 성공 확률 높은 물질적+감성적 기획 -> 감성을 담은 최고의 경험 선사(제품+서비스) -> 그 감성적 충성도를 기반으로 온라인을 통해 진정한 매출 극대화
1)고객 직접 판매는 피할 수 없는 숙명: 고객 데이터 축적이 있어야만 먹히는 기획 가능
2)물질적 만족 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만족도 줄 수 있으면 아주 강력한 무기. 즉, 심미적 감각과 기획을 모두 잘할 수 있는 조직 육성
3)이러한 기획을 바탕으로 제품/상품/서비스 소싱 능력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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