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유명한 소설가(어느 소설가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의 문하생들에게는 이런 일이 생긴다.


그 소설가는 밑으로 들어오는 문하생들에게 한동안 소설을 써서 가져오라고 한다. 근데 그게 3년이 되는 시점까지인데, 그 3년 동안 가져오는 소설마다 읽어보지도 않고 다 찢어버린다고 한다. 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찢어버린다고. 


이 얘기를 들었던게 내가 스무살 때였던가 그랬는데, 그 때는 도무지 이 이야기가 의미하는 바를 도저히 알지 못했다. 심지어 이 얘기를 해준 사람조차도 이해를 못했다. 근데 다시금 이 얘기를 떠올려보니 이제는 알 것 같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아닌 '독자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비단 소설가에게만 적용되겠는가. 미술가에게도 적용되고, 시인에게도, 장사꾼에게도, 사업가에게도 적용된다.


그렇게 문하생은 3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내 안의 거품을 다 빼내고 나서야 비로소 타인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보이게 되는 것이다.

Posted by 얼간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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