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애플이 아이폰으로 모바일 혁명을 이끌어 내면서 스마트 라이프를 이뤄냈고 그 옛날 소니가 워크맨과 헤드폰 최초 개발로 음악 감상의 공간적 한계를 무너뜨리면서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 이런 케이스는 너무 희귀한 예외적 케이스이면서 어떻게 보면 해당 수요(움직이면서 인터넷을 사용하고 싶다는 수요와 음악을 밖에서도 듣고 싶다는 수요)를 쫓아간 것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문화를 먼저 만들어낸 것이 아닌, 수요가 먼저이고 그 다음이 문화가 따라온 것이다.
애플에게도 문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애플 쯤 되는 브랜드 파워를 가진 그들에게도 이렇게도 어렵고 엄청난 비용이 드는 것이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이 또한 의도한 일이 아닌 우연적인 일이 아닐까 한다. 애플같은 웨이브 메이커에게도 어려운 일.
근데 하물며 스타트업이 문화를 만들어내는 일을 사업으로 하겠다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깝다. 굳이 끝까지 자기 돈으로 하겠다면 뭐 말릴 이유가 없다만은. 이런 사람들에게는 사업 말고 정치나 문화운동가 또는 계몽가라는 직업을 권하고 싶다. 아니면 방송이나 미디어 쪽이라도. 어느 성공한 벤처사업가(지금은 엑시트하고 벤처투자자로 있으신)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고객은 계몽의 대상이 아니라고.
현재 수 조원에 달하는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는 에어비앤비는 사업 초기에 '사람들의 방을 공유하게 하자'라는 컨셉으로 사업의 방향을 바꿨다. 3년인가 5년 동안 단 한 건도 성사된 거래가 없다가 참고 참고 견디고 견디다가 결국에 빵 터져올랐지만, 이 케이스에서는 사람들이 전에 안 하던 행동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고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과 에너지와 인력이 드는지 알 수 있다.
그래도 뭐 이왕 시작했다니까 굿럭이라는 말과 피봇팅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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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얼간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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