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도대전에서 승리한 조조는 원소를 무너뜨리고 천하의 반을 얻게 되었다. 이후 조조는 남쪽의 오와 촉을 치기 위해 남벌을 준비하지만, 너무 세력이 커진 조조를 두려워하여 토사구팽 당할 것을 우려한 곽가는 조조에게 남벌 이전에 북벌이 우선이라 설득하여 사막을 가로지르는 북벌을 감행토록 하고, 말 모이에 소금을 절여 물이 떨어지게 만들어 암살을 시도한다. 결국 조조는 일주일 넘게 사막을 건너다가 물이 떨어진 채 병사들과 함께 사막에 갇히게 되어 모두가 죽어가는 상황에서 장수가 조조에게 묻는다.
장수: 곽가가 왜 형님을 죽이려는 겁니까.
조조: 다른 수가 없었겠지. 사인(학문을 하는 지식인 계층)은 아는 게 많은 탓에 말이 너무 많아. 관도전 이후 내 세력이 너무 커지니 천하가 통일되더라도 내가 황실을 꿀꺽 삼켜버릴 것 같았겠지. 놈들 눈엔 내가 또 다른 동탁으로 보였을 거야. 
장수: 형님 생각은요? 정말 황위를 찬탈하실 생각이었습니까?
조조: 모르겠다. 난들 어찌 알아. 환관 집안에서 태어나 약관에 관직에 오르면서 난 내가 동탁을 토벌하게 될 줄도, 삼공(조정 최고 대신 3인)의 반열에 오를 거라고도 상상도 못 했다. 실력으로 보나, 명망으로 보나 늘 나보다 우세였던 원소가 내 손에 무너질 줄은 더더욱 몰랐고, 오소를 치던 날 식솔들을 본진에 남겨둔 채 조카만 데리고 떠났을 때까지도 원소가 오소를 습격한 나를 놔두고 본진을 칠 거라고도 생각 못 했다. 세상사가 그래. 아무도 몰라. 그러니 닥치는 대로 살 수 밖에.
공자를 봐. 태어났을 때 자기가 성현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 운명에 떠밀려 한 걸음씩 발을 내디딜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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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 남아가는 것 밖에 없구나. 옛날이나 지금이나 시대만 다를 뿐. 그렇게 생존해나가다보면 진화하고 발전하는 것이 생명의 본질인건가.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남아서 생존해나간다면, 진화는 하늘에 맡겨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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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얼간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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