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때였나, 대학 수능에 실패하고 쓰레기처럼 살았다. 뭐 하나 되는 게 없는 그런 잉여 인간이었다. 그러던 찰나에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닭꼬치 노점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었다. 당시에 아버지 사업의 핵심 수익원이 닭꼬치 생산이었다. 그래서였나, 닭꼬치를 팔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나보다.


정말이지, 아무 대책 없이, 아무 계획도 없이 시작했다. 내 돈으로 시작한 것도 아니고, 순전히 아버지 돈으로 시작했다. 노점 카트 꾸며다가... 무슨 취미도 아니고 그보다 더 준비가 안된 장난에 그쳤었던거 같다. 그러니 당연히 필사적으로 덤비지도 않았었다. 목숨 걸고 뛰어도 될까말까한게 사업인데... 그렇게 몇 달 했나, 그냥 하기 싫어져서 접었었다. 난 그렇게 다시 쓰레기로 되돌아갔다.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 채로.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땐 참 내 자신을 '쓰레기'라고 표현하는게 최적인 거 같다. 뭐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고, 밥값 조차도 못하고 있었으니, '쓰레기'가 나의 호칭으로 딱이었다.


죄책감에 시달리며 그 시절을 보냈다. 뭘 해도 안되는, 할 줄 아는거 하나 없는, 책임감 하나 없는 그런 쓰레기로 그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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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얼간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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